2020년 1월 19일
초등학교 때 방과 후 활동으로
도자기 수업을 신청한 적이 있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대부분 손으로 주물주물해서 만들었었다.
그러다 특별한 날, 선생님의 공방으로 다같이 놀러가
물레를 이용해 대접을 만든 적이 있었다.
당시, 흙의 부드러웠던 촉감도 기억에 남지만
돌아가는 물레 위에서
미묘한 손짓에도 달라지는 모양들을 보며
나만의 그릇이 생겼다는 기분에 좋아라했었다.
하지만 그 그릇은 후에 내 실수로 깨지고 말았다.
어린아이의 생각으로는...
도자기는 아주, 아주, 아주 높은 열에 구워져 나오니까
가스레인지 불 위에 올려도 멀쩡할 거야! 라고 여겼다.
마치 뚝배기처럼 말이다.
하지만 나의 기대와는 달리
불 위에 올리자마자 빠삭 조각나버렸고
그렇게 아까운 그릇을 잃었었다.
(그 충격에 한동안 버리지도 못했다...)
이런저런 추억들 때문인지
물레를 이용해 만드는 도자기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아직 남아있었다.
그러던 차에 친구의 제안으로
원데이클래스를 같이 가게 되었다.

그렇게 도착한 아마도 도자기 작업실.
홍대역보다는 가좌역에 더 가까운
연희동 끝에 위치하고 있다.


친구랑 귀엽다고 했던 '열었습니다' 안내판

수업은 친구와 나. 둘이서만 진행되었다.
시작 전, 선생님이 참고사항들을 안내해주시고
예시 완성작을 보여주셨다.
바르게 개어진 앞치마를 입으면 본격 클래스 시작!

선생님이 시범으로 만들어주신 작품.
마치 푸우의 꿀단지처럼 생긴 게 너무 귀여워서
저도 저렇게 만들래요! 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요거트볼을 만들기로 하였고
친구는 컵을 만들기로 하였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만들기 시작했는데
저 흙 만지는 촉감이 정말 부드러워서
나도 모르게 계속 미소가 지어졌다.
근데 힘 조절하며 모양잡는 게 생각보다 어려워서
와 이거 엄청 섬세한 작업이구나 생각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하시던데...
...좀 멋있으시다.

완성된 친구의 컵과 내 요거트볼.
근데 선생님이 만든 건 꿀단지 같았는데...
왜 내가 만든 건.... 흠... (생략)

스푼까지 투닥투닥 만들고 나면 클래스는 끝이 난다.
빨리 저기다가 요거트에 시리얼 타 먹고싶다.
시간상 선생님이 나중에 유약을 발라주신다고 한다.
흰색 유광 / 흰색 무광 / 검정 중에 고를 수 있었는데
나는 흰색 무광으로 선택하였다.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공방을 나서기 전, 다시 찰칵.
한 달 뒤에 봬요!

작업실 벽에 걸려있던 시계.
틱 턱 틱 턱 너무 큰 초침소리,
정시마다 댕 댕 거리던 종소리까지
고요한 작업실을 꽉 채울만큼
크고 투박한 옛날 소리를 내는 시계였는데
그 소리들이 이곳과 무척이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너무 좋더라.
친구 덕에 또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한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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